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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원(常春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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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석가산 금강산입니다. 가산(假山)이란 동양에서 정원을 만들 때 산악을 본뜬 조경물을 설치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대개 크고 작은 못이나 하천을 만들 때 파낸 흙을 처리하기 위해 산을 쌓거나 땅의 기운이 허한 곳에 보강하기 위해 인공의 산을 만들기도 하였는데 이와 같이 인공으로 만든 산이 가산입니다. 돌로 만든 것이 석가산이고 재료에 따라 목가산, 옥가산이 있습니다. 조선 3대 화가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실물화 하였는데 금강산 일만 이천 봉과 봉우리 위 절간까지 표현하여 식물을 식재한 조형물은 가히 일품이라 할 만 합니다.
● 사륜정(四輪亭)
고려시대 이규보 선생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수록된 사륜정기(四輪亭記)를 보면 풍류를 즐기기 위해 정자에 네 바퀴를 달아 경치 좋고 서늘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이동식 정자를 설계한 기록이 있습니다. 고려판 이동식 정자라면 이해가 빠를까요? 하지만 설계만 했지 제작하여 사용하지 못하였던 것을 실제로 복원한 것입니다. 설계한지 800여년 만에 실제로 복원한 것입니다. 당시에 선생이 실제로 정자 안에 배치하였던 바둑판, 거문고, 술병, 술잔, 붓, 벼루, 먹, 종이, 책 등 고려시대의 생활 집기들도 함께 배치하였습니다. 오늘날 유행하는 캠핑카의 원조이나 그 품격은 오늘날의 것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자연을 행락(行樂)과 놀이 대상이 아니고 찬송하고 사랑하였던 선인들의 자연관을 되새기고자 복원하였습니다.
● 창순루(蒼筍樓)
그동안 기록에만 있던 궁중 온실을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동궐도(東闕圖) 속에서 찾아내어 복원하였습니다. 18세기 조선시대 궁중에 있었던 온실인 이 창순루의 건물의 특징은 용마루가 없는 반타원형체의 둥근 지붕과 창살이 없는 문,실내의 온도를 데워주려고 벽장이라는 가온 시설을 갖춘 독특한 목조건물입니다. 궁중에서 겨울철에 대전(大殿)이나 왕대비전(王大妃殿)에 꽃을 피워 올리기 위해 운영 되었던 온실입니다.
● 산가요록과 과학영농온실
조선 세종대왕시대에 궁중의 의사이며 식품과 농업 분야에도 탁월한 지식을 지닌 전순의(全楯義) 선생이 1450년경 편찬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온실 건축이 기록되어 있는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산가요록’ 중 동절양채(冬節養菜)편에 겨울철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온실의 축조법이 기록 되어 있습니다. 땅 속 온도를 높이는 지중가온이라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세계 최초의 가온(온도를 높이는) 온실로 알려진 독일의 1619년보다 무려 180년이나 앞선 난방 온실로 습도와 온도를 완벽하게 조절해 주는 현대의 온실 건축기법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온실로 우리 조상의 위대한 지혜와 슬기의 소산입니다. 책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온실을 짓는데 크기는 임의대로 할 것이며 온실의 동, 북, 서 삼면은 흙을 쌓아 막고 안쪽 벽면에는 기름종이를 바르고 남쪽 전면에는 살창을 만들어 달고 기름종이를 바른다. 구들을 놓아 온돌을 만들되 연기가 새어 나오지 않게 잘 만들고 온돌 위에 흙을 한자 반(약45cm)정도 깔아 봄채소들을 심는다. 저녁이 되면 반드시 불을 때어 따뜻하게 하여 주고 찬 기운이 들어오지 않게 한다. 날씨가 추우면 날개를 두텁게 덮어주고 날씨가 따뜻하면 즉시 철거한다. 날마다 이슬 내리듯 물을 뿌려 주어, 방안을 항상 온화하게 하고 습기를 충분하게 하여 흙이 마르지 않게 하여야 한다. 또한 벽밖에 아궁이와 솥을 설치하고 내부와 연결하는 목관을 설치하여 수증기로 방안을 두루 훈훈하게 한다.”
● 육군자원(六君子園)
조상들께서는 꽃과 나무를 사랑하면서도 꽃과 나무의 아름다운 외모만 취하지 않고 꽃과 나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품성을 인격완성의 군자(君子)로 표현하여 인격 높은 선비에 비유하여 사군자라 하였습니다. 사군자는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를 일컫는데, 여기에 소나무(松), 연꽃(蓮)을 성인(聖人)의 반열에 세우고 사랑하였으니 이들을 통틀어 육군자(六君子)라 칭합니다. 눈보라치는 추위를 무릅쓰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개척 정신의 매화, 부드러우나 강인하고 그 향기가 없는듯하면서 멀리 퍼지는 난초, 모두가 낙엽이 되어 쓸쓸히 떠나가는 늦가을 찬 서리 속에서도 홀로 꽃을 피우는 국화와 대쪽 같이 굳은 절개로 표현되며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곧고 강직한 대나무는 선비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었습니다. 나아가 바위나 높은 산꼭대기 등 삶의 터전이 열악한 곳에서도 늘 푸른 기상을 지닌 소나무, 진흙 속에 피어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늘 깨끗하고 맑은 연꽃의 덕성을 조상들은 군자와 성인에 비교하였습니다. 이 여섯 가지 식물이 식재된 작은 동산은 조선 초기 선비 화가 강희안 선생이 그린 사대부가의 후원(後園) 그림인 ‘절매삽병도’를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 매월당
매월당과 동백헌은 차방(茶房)입니다.
상춘원의 매월당에도 주련이 있습니다. 주련은 벽이나 기둥에 장식 삼아 세로로 써서 붙여놓은 글씨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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